꽤 오랫동안 나는 책을 '많이' 읽는 게 좋은 거고, 그렇게 많이 읽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껴왔던 것 같다. 그 시작은 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는 것을 좋아했던 부모님과, 초등학교에서 처음으로 받은 상장인 독서반딫불상이였던 것 같다. 그래서 성인이 되어서도, 연초마다 올해 40권, 50권 읽기와 같은 목표들을 세웠고, 하나하나 채워가며 그래 올 한 해도 꽤 알차게 보냈군, 이라고 생각하며 비슷한 다른 한해를 맞이해 왔던 것 같다. 그러던 와중에, 이 책을 읽고 왜 나는 인간관계에서 적용하고 있는 '양보다는 질'의 개념을 독서법에는 적용하지 못했던 건지, 독서의 진정한 목적에 대해서 내가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다는 사실에 의아한 기분이 처음으로 들었다. 이 책에서 내가 느낀 점과 새로운 시각으로 독서를 바라보게 해 준 다양한 인용구를 공유하고자 한다.
효과가 있을지 없을지는 추측하지 않는다. 0.01%라도 가능성이 있으면 해 볼 뿐이다.
예전에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그랬었다. 너는 현실적인 게 아니고 비관적인 거라고. 그의 말도 어느 정도 맞았고, 내가 현실적인 것도 어느 정도 맞았다. 그가 옳았던 부분을 살펴보면, 나는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많은 생각들을 하는 것 같다. 그게 일이든, 인간관계든. 물론 그렇지 않은 부분들도 많지만 (예를 들어, 취미의 경우에는 별생각 없이 그냥 무조건 시작해 보는 것 같다. 가벼운 마음으로. 그래서 내 취미생활이 늘 즐거웠는지도 모르겠다.) 말이다. 그래서 어떤 생각이나 방법, 노하우 등을 접할 때, 그게 나에게 맞을지, 나란 사람의 성향에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 꽤 생각을 하는 것 같다. 그리고 그 생각의 끝은 에이 됐어, 하고 현실적인 생각으로 마무리 됐었는데, 이 문장을 보고는 아, 해보기 전에는 절대 알 수 없으니 우선 실천해 보는 게 중요하다는 걸 머리로는 늘 알고 있었지만, 진짜 내 머릿속에 집어넣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다.
이런 선택을 마음 편히 할 수 있었을 때, 처음으로 내가 살아온 인생에 보람을 느꼈다.
편안함. 나는 편안함을 내가 추구하는 가치의 가장 최우선으로 두는 편인 것 같다. 편안한 몸, 편안한 마음, 편안한 말투, 편안한 관계, 편안한 위치, 편안한 사람, 편안한 공간, 등등. 많은 직장인들이 공감하겠지만, '자유', 즉 내가 하고 싶은 선택을 내 마음 편히 할 수 있을 때 느끼는 자유. 거기서 작가는 처음으로 내가 살아온 인생에 보람을 느끼고, 내가 직접 살아가는 주체적인 인생을 맞닥뜨린 것 같다.
모든 일은 태도에 달려 있다.
해당 문장을 보고 나는 모든 일은 태도, 그러니까 내가 가지는 마음에 달려있다는 것에 격하게 공감했다. 나는 최근에 이것에 대해서 피부에 와닿게 느낀 경험이 있는데, 바로 회사를 바라보는 내 마음의 차이에서였다. 나는 늘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벗어나려고 했고, 싫어했고, 혐오했다. 그러다 내가 왜 그렇게 느끼는지 가만히 바라보니, 나는 그만큼 회사에 애정이 있었고, 타이틀 용이든 무엇이든 좋아하는 부분도 있었으며, 여기에서 무능력한 내 모습을 발견하고 회사 그 자체를 동경하기도 했다. 결국 부정적인 마음이든, 긍정적인 마음이든 다 내가 어떤 마음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일이 달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. 마음공부 측면에서는 긍정과 부정의 생각과 감정을 모두 받아들이면, 그것들이 +, -로 작용하여 결국엔 '0'으로 텅 비게 되는 것 같다. 내 마음이 텅 비면, 위에 인용구에서 언급되었던 편안함을 느낄 수 있고, 그 편안함은 편안한 현실을 창조하는 것 같다.
이처럼 몸값 올리는 독서법은 간단하다. 하지만 간단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잘하지 않는다. 밥을 조금씩 천천히 먹으면 위장질환에 좋다는 사실을 알지만 좀처럼 실천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. 그러나 꾸준히 하는 사람은 건강해진다.
나이가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느끼는 것은 삶의 공식은 꽤나 간단하다는 것이다. 간단하기 때문에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간과하는 부분이고, 결국엔 그 작은 하나하나의 간단한 삶의 공식을 편안한 마음으로 해내 가는 것이 궁극적으로 좋은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힘을 주는 것 같다.
우리는 책을 읽을 때 단 한 줄이라도 자신의 인생에 적용하려고 해야 한다. 책에서 많은 걸 얻으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. 단 한 줄로 시작하는 거다. (중략) 이 중 아침에 일어나 이불을 정리하고 따뜻한 차를 마시는 루틴이 나온다. 이게 마음에 들었다면, 우선 이것만 내 인생에 적용해 본다. 해보고 도움이 되면 계속하고, 아니면 다른 걸 해보면 된다.
해당 문구는 내가 무엇을 시작할 때 사용하는 방법으로 아주, 아~~ 주 작게 시작하는 것이다. 얘를 들어 Squat을 집에서 한다고 한다면, 첫날은 5개 정도로 시작하는 것이다. 아주 작아서 좀 우스울 정도로 말이다. 그렇게 아주 작게 목표를 세팅하면 원래는 한 달도 하지 못할 것들을 아주 쉽게 할 수 있게 된다. 안 하는 것만큼 하는 게 쉬운 정도로 말이다. 작게 나한테 흥미가 가는 행동들을 하루하루 적용해 보는 것. 그렇게 지금은 미미하게 느껴지더라도, 1도 차이로 튼 방향이 배의 궁극적인 목적지에 얼마나 큰 차이를 줄지는 우리는 벌써 너무 잘 알고 있지 않은가. 그리고 나에게 맞지 않아도 괜찮은 시간적/상황적 Room을 같이 주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. 내가 이걸 하지 않으면 실패하는 거야,라고 생각하는 대신에, 나한테 잘 맞는 옷을 쇼핑하듯이, 내가 적용할 수 있는 삶의 습관이나 가치관들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입어보고, 입고 살짝 걸어도 보고, 옷을 입고 앉았다 일어나 보기도 하면서 나한테 맞는 모습을 찾아나가면 그만이기 때문이다.
서른 살에 직장을 나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게 된 것은 '1권 1진리' 습관 덕이다.
- 내성적인 건물주